사교육카르텔 수사 중인데…메가스터디 사외이사 된 초대 국수본부장

입력 2024-04-05 12:09   수정 2024-04-05 13:37



정부가 '사교육 카르텔'과 관련한 전방위 수사를 벌이는 상황에서 지난해 퇴임한 남구준 경찰청 초대 국가수사본부 본부장이 유명 입시학원 사외이사로 선임돼 주목받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가스터디교육은 지난달 28일 주주총회를 열고 남 전 본부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임기는 3년이다.

메가스터디교육은 메가스터디가 중·고교생 온오프라인 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이사회는 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을 포함해 총 10명으로 구성된다. 이 중 사외이사는 남 전 본부장을 포함해 3명이다.

메가스터디는 국내 대형 입시학원 가운데 한 곳으로, 강사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위원 경력이 있는 교사들에게 돈을 주고 모의고사 문항을 구입한 이른바 '사교육 카르텔' 사안과 관련해 경찰 수사와 세무 당국의 조사를 받아 왔다. 교육부가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지문이 메가스터디 소속 '일타강사'의 사설 모의고사 문제와 유사하다는 의혹을 수사 의뢰한 데 따른 것이다.

사교육 카르텔 사건은 전·현직 교원이 사교육업체에 문제를 제공하고 뒷돈을 받는 등 유착된 사안을 총칭한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달 11일 사교육 카르텔 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현직 교사와 학원 관계자 등 56명을 청탁금지법 위반과 업무방해, 배임수증재 등 혐의로 경찰에 수사 요청했다고 밝혔다.

현재 메가스터디와 관련한 사교육 카르텔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남 전 본부장의 선임으로 수사 공정성에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남 전 본부장은 경찰대 졸업 후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성 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한 '박사방', 'n번방'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교육이나 사업 경영 경험이 없는 남 전 본부장이 사외이사로 선임된 것과 관련해 학원가에서는 메가스터디가 '사교육 카르텔' 관련 수사를 받는 상황을 고려해 남 전 본부장을 영입한 것이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다만 절차상으로는 문제가 없다.

남 전 본부장은 지난 2021년 초대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돼 임기 2년을 채우고 지난해 2월 퇴임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남 전 본부장이 사외이사로 선임된 다음 날인 지난달 29일 취업 승인 결정을 내렸다.

공직자윤리법상 4급 이상 재산등록의무자 등으로 퇴직한 공무원과 공직유관단체 임직원은 퇴직 후 3년간 취업심사대상기관으로 취업하려는 경우 윤리위원회의 취업심사를 받아야 한다. 윤리위원회는 '업무 관련성은 인정되나 법에서 정한 취업을 승인할 수 있는 특별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인정된 경우' 취업을 승인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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